나의 등산이야기 2

[일상/등산] 구미 금오산

한라산을 다녀오고 나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았다. 그냥 단순한 기분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한라산 정상에 오르며 느꼈던 기분들이 당시 나에겐 참 큰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. 다녀오자마자 냉장고에 붙여놓은 한라산 등정인증서를 보며 앞으로도 등산을 좀 다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인터넷을 찾아보니 좋은 등산화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, 일단 집에 있는 엄마의 오래된 등산화를 신어보기로 했다. 그렇게 신발까지 구비하고, 구미에 있는 금오산을 등산하기로 마음먹었다. 10월의 첫 주는 아직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다. 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춥지는 않아 아침 공기가 맑게만 느껴졌고 옷차림도 크게 두껍지 않아서 한껏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. 금오산은 구미 톨게이트에서도 매우 가까운데다 도립공원인데도..

[일상/등산] 나의 한라산 등반기

올 상반기는 이상하게도 참 마음이 힘들었다. 누가봐도 힘들만한 일 하나 없이 안정적인 직장과 젊은 나이에 모자랄 것 없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도 맘껏 하고 있지 않느냐고 물어오면, 마치 99개를 가진 사람이 하나가 모자라 그 모자란 하나를 불평하는 것 마냥 느껴지기도 했다. 뭐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입장이라는 게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좋고, 나쁘고를 결정하는 것은 맞지 않은 것 같다. 무튼 간에, 현실에 지치고 있을 때쯤 우연히 대학동기의 한라산 등반 포스팅을 보고 ‘아 그래, 저거다!’ 싶어 한라산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. 한참 바쁜 시즌을 끝내놓고 기다리던 휴가를 1주일 앞두고 코로나에 확진되었다. 와 이렇게 되는 일이 없다니 라며 진짜 올해는 왜 이러냐를 연발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