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라산을 다녀오고 나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았다. 그냥 단순한 기분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한라산 정상에 오르며 느꼈던 기분들이 당시 나에겐 참 큰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. 다녀오자마자 냉장고에 붙여놓은 한라산 등정인증서를 보며 앞으로도 등산을 좀 다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인터넷을 찾아보니 좋은 등산화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, 일단 집에 있는 엄마의 오래된 등산화를 신어보기로 했다. 그렇게 신발까지 구비하고, 구미에 있는 금오산을 등산하기로 마음먹었다. 10월의 첫 주는 아직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다. 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춥지는 않아 아침 공기가 맑게만 느껴졌고 옷차림도 크게 두껍지 않아서 한껏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. 금오산은 구미 톨게이트에서도 매우 가까운데다 도립공원인데도..